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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동미륵할머니
아차동 마을은 함평군 대동면 덕산리에 있습니다.
오랜 옛날 이 마을에 비라도 내리는 음산한 밤이면 마을 옆 대밭에서 소름끼치는 해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불길한 징후라고 걱정들을 하며 너도 나도 앞을 다투어 그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대밭으로 가보았습니다. 대밭을 샅샅이 살펴보아도 다른것은 없고 흡사 미륵과 같이 생긴 바위만이 덩그러니 서 있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향해 돌아서려는 순간 또 한차례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울음은 마을 사람들 발걸음을 묶어 버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하도 해괴하고 오싹 소름이 끼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나이가 많으신 할아버지가 경건히 미륵바위 앞에 무릎을 끓고 앉더니 엎드려 두 손 모아 빌기 시작했습니다.

"미륵할머니 어리석고 죄많은 인간 저희들을 가엾게 여기사 허물을 용서하시고 우시는 연유를 말씀해주시옵소서" 빌고나서 수없이 절을 하니 이상하게도 울음소리가 언제 그랬나는 듯이 뚝 그쳤습니다. 그날 밤 그 연로하신 할아버지 꿈에 미륵할머니가 나타났습니다.

"나는 너희 마을 지키는 미륵할머니이니라, 너희는 나를 너무 푸대접 했느니라. 너희에게 부탁이 있다. 나를 아늑한 자리에 집을 지어 안치해주면 너희 마을은 모든 재액이 없으리라"하고는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다음 날 이 꿈이야기를 듣고 온 마을 사람들은 의논해서 미륵할머니 바위를 대밭에서 옮겨 좋은 자리에 제당을 지어 안치시켰습니다. 그리고 매년 음력 2월 초하룻날을 제사 날짜로 정해 음식을 장만하고 목욕재계를 하는 등 정성스레 제사를 지냈는데, 그런 뒤로는 이 마을엔 아무런 재앙이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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